겨울이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따뜻했던 11월의 중순이 지나자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붕어빵 장수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줄 서 먹는 재미를 느낄 시즌이 왔다.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한 아름 사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저 멀리 푸드트럭 푸그순대 차가 보였다.
나와 꼬맹이만 붕어빵을 먹자니 마음이 불편했는데 푸드트럭 순대차를 보자마자 딱이다 싶은 마음에 남편을 끌고 갔다.
중마동에서 2년째 푸드트럭 장사를 하고 계시는 사장님이었다. 이 사장님과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말을 걸어주니 친근한 느낌이 든다.
방금 저녁을 먹고 붕어빵도 먹으며 집에 들어가는 길이지만 양이 부족해서 아쉽게 먹는 건 싫다. 고민할 것 없이 모둠 순대 큰 그릇으로 주문했다.
사장님~ 모둠 순대 큰 그릇으로 주세요!
커다란 솥의 뚜껑을 열자 모락모락 뜨거운 김이 피어오른다.
주문을 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리는데 맛보기 순대를 내주신다. 이런 소소한 정이 길거리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사장님의 커다란 손만큼 가득 담아진 큰 그릇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달랑달랑 들고 온 검정 봉지를 열면 쌈장과 소금이 함께 들어있다. 평소에는 양파도 함께 주신다는데 오늘은 똑떨어져서 없다.
야식으로 딱인 모둠 순대다.
다양한 맛을 골라 먹으니 질리지 않아서 좋다. 사실 순대는 질리지 않는 맛이다.
이렇게 양이 많을 줄이야.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서 남은 순대는 내일 순댓국을 끓여주는 걸로 타협하고 냉장고 속으로 보내졌다.
배부르고 따뜻하니 참 행복한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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